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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구글 검색한다!?

※ 출처: http://e1.vingle.net/zvv86y5topvzacxr01lq

우리 집에는 날 닮은 아들 두 명이나 있다. 그 사실은 어마무시한 일이지만, 일단 넘어가자. ^^;
두 아들 중, 큰아들은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해 9살이다. 컴퓨터 게임과 보드게임을 좋아하며 딸기라면 환장하고 먹어 치우는 녀석이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갔을 때다. 아들은 날 보며 좋아하는 노래가 생겼으니 아빠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라서 별다른 놀라움 없이 아들에게 어떤 음악이냐고 물어보았다.

마치 그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 재빠르게 몸을 돌려 노트북으로 달려가더니 전원을 켜고 크롬 브라우저(Chrome Browser)로 노래 제목을 검색, 유튜브(youtube.com)에 올려진 뮤직비디오를 재생시켰다. 그리고 날 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빠 `비스트`의 `아름다운 밤이야` 예요”

아들의 이 모든 동작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언제부터 구글 검색을 이용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치는 수많은 단어와 이미지, 영상은 날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 여기까지 0.000024초 걸렸다 – 멋진 아빠답게 전문적인 음악 감상평을 말해줬다.

“어. 어~ 좋은 노래네. 아~ 비스트 아빠도 알아.”

 

※ 출처: http://e1.vingle.net/t_ca_xl/dd36ytuouqqumdrdbo97.jpg

애나 어른이나 마찬가지

어제의 충격적인 사건은 오늘 오전 내내 `자녀 보호 프로그램`을 찾아보게 하였다.

우리네들의 어린 시절에는 야동이라는 단어가 없었던 것 같다. 그 대신 야한 테이프(VHS 비디오테이프)가 존재했었다. 하지만 이 놀랍도록 진귀하고 드문 아이템은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비디오 테크가 흔하지 않아서 부모님이 외출하신 시간을 틈타 친구들이 모두 모여 몰래 시청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매우 손쉽게 야동을 접할 수 있다. 야동을 찾는 일이 얼마나 쉬운가 하면, 브라우저를 실행해서 주소 줄에 원하는 검색어를 입력하고 엔터 키만 누르면 된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검색어에 따라 야동의 노출 비율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들의 정신적인 건강을 위하여 유해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제한하는 `자녀 보호 프로그램`을 찾아본 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만나 볼 수 있었다.

※ 출처: http://e1.vingle.net/t_ca_xl/x60wr2qstlswxnfyr5xx.jpg

Windows 7의 자녀 보호 기능들

Windows 7은 자녀 보호 설정을 통해 `자녀의 계정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기능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즉,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 중에서 부모가 허락한 프로그램 이외에는 실행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게임의 등급에 따라 실행을 제한하는 기능도 있었는데, B2B 프로그램을 통해 내려받은 게임인 경우에는 실행 파일이 변조되어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나, 정품 패키지 게임을 비롯하여 온라인 게임은 설정된 등급에 따라 게임의 실행이 자동으로 제한되므로 유용한 기능이라 생각됐다.

그 이외에도 자녀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대를 미리 지정함으로써, 지정된 시간 이외에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기능(이제 집에서도 셧다운제가 도입됩니다)도 있었다.

※ 윈도우7 자녀보호 모드 설정하기: http://kd3302.tistory.com/138
※ 자녀 보호 모드 해제 방법: http://tip.daum.net/question/82765876

 

※ 출처: http://e0.vingle.net/t_ca_xl/pqqtmt7axnvijulqqj7h.jpg

창과 방패의 싸움

Windows 7 에서 제공되는 자녀 보호 기능은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의 실행을 제한하거나 사용 시간을 준수하도록 제어할 수는 있어도 야동이나 유해 웹사이트를 차단할 수 없으므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존재하는지 찾아보았다.

그 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그린i-NET` 웹사이트에서 유해 동영상 및 유해 웹사이트, P2P 등을 차단하는 기능을 포함한 자녀 보호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린 i-NET: http://www.greeninet.or.kr/PI_FILTERING/jsp2/download/software.jsp

현재 `i-NET` 웹사이트에는 6개의 프로그램(`i-NOON 아이눈`, `엑스키퍼`, `컴사용 지킴이`, `맘아이 momi`, `i안심`, iibohonara 아이보호나라`)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복 설치 시 오류가 발생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6개의 프로그램 중에서 어떤 것이 성능이 더 좋은지 알아봐야만 했다.

각각의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부모들이 작성한 리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검색을 해보니, 예상했던 부모들의 리뷰는 거의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의 원망 섞인 글과 어떻게 하면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게시물만 잔뜩 검색되었다. 심지어 엑스키퍼의 경우 무력화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까지 제공하는 페이스북도 존재하고 있었다.
※ 엑스키퍼 무력화 안내: https://www.facebook.com/removexkeeper?fref=nf

그 순간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청개구리 심리`를 가진 인간에게, 특히 활발한 호기심을 가진 청소년기에 자녀 보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억제만 하는 것은 결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자녀 보호 프로그램에 아이에 대한 관심과 부모의 책임, 그리고 신뢰까지 프로그램에 맡겨버리는 꼴이 아닌가?

 

※ 출처: http://e1.vingle.net/t_ca_xl/cg7t63nygqtp3qjhppmt.jpg

결국, 부모가 고생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녀 보호 프로그램이 유용하지 못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이며,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더욱 높은 자녀 교육의 뒷받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혹은 자녀 보호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으로 프로그램 기술을 배우게 되는 의외의 결과도 노려볼 만 하다. 그리고 실제 사례도 존재한다.
※ 실제 사례: http://img706.imageshack.us/img706/3808/20120207003b393b41.jpg

이와 같은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조금 더 아이에게 다가가 궁금한 점을 함께 풀어가며 호기심과 가족애를 충족시켜주고 게임을 비롯하여 각종 영상물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이나 비인도적인 사건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도 그리 멋진 아빠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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