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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자출족의 한강정복기

4km 거리를 오가는 흔한 자출족에게

한강라이딩이란 마치 연어가 죽기전에 태어난 강물로 가기위해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듯 엄청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한강 라이딩에 임하며 먼저 목표를

자전거인들의 성지 반미니(반포미니스톱)으로 잡는다.

naver_goal

 

출발지는 야탑 만나교회 앞 되시겠다.

naver_start

 

찾아보니 총거리는 22.96km로 탄천을 쭉타다 한강으로 합류하는 길이다.

1시간 32분 걸린다고 나온다.

naver_roadmap

 

그럼 왕복 3시간?

여기서 계산에 들어간다.

평속 23km/h로 쉬지않고 간다면 1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올때도 속도를 유지한다면(힘들겠지만) 1시간에 주파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총 라이딩 시간은 2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체력은 갈때 70%를 쓰고, 반미니에서 에너지원(α)을 섭취후 남은체력 30%+α로 돌아오기로 한다.

 

라이딩전에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8km정도(판교본사-성남공항 구간) 연습을 해두었던 터라

3배정도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막상 출발해보니

계산하던대로 짐작한대로의 길이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 몸이 (장거리에 준비된게)아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흥얼거리며 출발한 기운은

채 15km 지점을 가지못하고, 오른쪽 다리와 양손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그도그럴것이 장거리는 처음인데다 자세를 유지하려다보니 팔에 피가 안통하는 느낌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연어가 고향을 찾아 강물을 거슬러오르듯

라이더의 성지를 찾아 에너지원을 흡수하겠다는 결연한의지가 발동했다.

‘나는 결단코 반미니에 도착해서 라면한사발을 먹고말리라’

 

탄천을 지나 한강에 합류한다.

한강에 들어서니 길표면이 실크로드같다.

탄천은 거친노면인데 비해 한강은 굉장히 잘 관리된 길이다.

게다가 강바람이 순풍으로 나를 밀어주는 느낌적인 느낌. 기분적인 기분.

뭔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그런 감흥이 올라온다.

강건너 보이는 강변북로의 극심한 체증을 보니 더욱 그러하다.

 

이제 성지를 찾아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막판 에너지를 쏟는다.

청담부근을 지나 10분도 못왔는데 성지로 추정되는 편의점이 보인다.

아직 거리상으로는 도착할 거리가 아니지만, 성지를 본적이 없으니 급한 마음에 편의점 이름도 안보고 돌진.

도착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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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여긴 성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여긴어디? 난누구?

부랴부랴 찾아보니 잠원지구였다.

반미니를 찾았으나 잠세븐에 도착했으니

다시 출발해볼까 하지만, 이미 난

인증샷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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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원을 계산하고 있었다.

에너지원은 신라면+자양강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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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구류들에게도 휴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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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것은 라면 조리기.

컵라면이 없길래 물어보니 내용물만 호일에 넣어서 끓여먹는거라고.

이제 에너지원을 섭취할 생각에 정신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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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하게 한면발씩 흡입후,

깔끔하게 취식 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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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을 뭘로 비유할 수 있을까.

인생의 여러가지 맛이 한그릇에 담겨있었다.

에너지원을 통해 α를 얻고 나니

대략 50%정도의 에너지가 있게되었다.

 

그러나 막상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잔차(자전거)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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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통에 쑤셔넣은 후 택시타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다시 출발.

예상대로 오는길은 몇배가 더 힘들었다.

α는 서로 엉켜 소화곤란을 일으키고,

오른쪽다리와 손에서 발견한 쥐는 여전했으며

한강에서 탄천으로 들어서니 역풍(맞바람)이 나를 반겨주었다.

기어비를 가볍게 낮추고 싶었으나

힘이 덜드는만큼 속도가 낮아질것이고, 속도가 낮아진만큼 시간은 더걸릴것이라는 판단이 서서

유지하기로 한다.

 

중반이후 로드자전거의 칼안장이 선사하는 고통이 시작되었다.

자꾸 일어나라고 몸이 반응을 하는데,

설상가상 피로에 젖어 눈이 감긴다.

졸음운전은 해봤지만 졸음라이딩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이제는 살아돌아가야한다는 의지를 붙잡고

성남시 표지판을 보고 마지막 힘을 불태워 출발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 후 스트래칭을 통해 몸을 풀어준다. 자전거를 버리고 싶..

 

마지막으로 결과를 점검할 시간.

[STRAVA라는 (좋은)어플이 있다.

라이더에게 필수인 어플인데, 나의 라이딩 경로를 저장하고 결과를 보여준다.]

strava_0

총 (가는길)거리 19.8km을 46분대에 주파했다. 평속은 25.5km/h

구간정보도 제공하는데,

strava_2

구간별 속도를 기록해서 그래프로 보여준다.

오는길엔 평속이 22.2km/h로 줄어 53분정도 걸렸다.

 

좋은 엔진(다리)은 아니지만, 잘 연습하고 준비해서

평속을 30km/h로 올린다음 다시 도전해보고자 한다.

잠세븐 말고 반미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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